[일반] 국회에서 청와대로, 종교계 연대 확대한 통합국민대회
개신교 중심 집회에서 천주교·불교계 인사 참여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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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청와대 앞에서 낙태약·차별금지법 반대 목소리
정부와의 정책 대화 성사 여부가 향후 과제로
국회 앞에서 시작된 낙태약 도입반대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움직임이 청와대 앞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개신교뿐 아니라 천주교와 불교계 인사들도 함께한다. 종교적 신념과 전통이 다른 이들이 생명윤리와 종교·양심의 자유라는 공동의 의제를 내걸고 정부에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30일 언론설명회를 열고, 오는 11월 13일 오후 1시 서울 청와대 앞 사랑채 옆 효자로 일대에서 ‘낙태약 및 차별금지법 반대 통합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지난 8월 21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국민대회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주최 측 추산 약 5천 명이 참석했으며, 10월 1일에도 국회에서 낙태약 도입에 반대하는 국민대회가 개최됐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 장소를 청와대 앞으로 옮겨 대통령과 정부에 관련 정책의 재검토를 직접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참석 인원은 집회 장소의 수용 여건과 안전관리를 고려해 약 3천 명으로 잡았다.
이번 국민대회의 가장 큰 변화는 참여하는 종교계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개신교계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국민대회에 천주교와 불교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유교계 인사도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준비 중인 행사 순서에는 김길수 목사(생명운동연합), 법운 승려(대불총), 오석준 신부(한국천주교생명위원회), 강유봉 대표(전국유림총연합) 등이 포함돼 있다.
주최 측은 이번 연대가 각 종교의 신학적·윤리적 입장이 모두 일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생명의 존엄성과 신앙·양심의 자유 등 공동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협력한다는 취지다.
국민대회에서 제기할 핵심 의제는 낙태약 도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다. 주최 측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법률 정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낙태약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과 안전, 의료기관의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도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기 임산부 지원과 출산·양육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적 대안도 요구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부당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법률의 적용과 집행 과정에서 종교·양심·표현의 자유, 종교기관의 자율성 등이 침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활동반자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등 생명윤리와 혼인·가족제도에 영향을 미치는 입법 현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행사는 오후 12시 30분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1부 한국교회 연합기도회와 2부 통합국민대회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가 사회를 맡고 김운성 목사(영락교회)가 설교한다. 이어지는 국민대회에서는 정영교 목사(예장합동 총회장)의 대회사와 이용희 교수(거룩한방파제 준비위원장)의 인사말, 종교계 대표 및 전문가·시민 발언 등이 예정돼 있다.
참가자들은 대회 마지막에 낙태약 도입 추진 중단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재검토, 생명 보호 및 종교·양심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종교계의 참여 폭이 넓어지는 만큼 이번 국민대회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특히 집회 장소를 국회에서 청와대 앞으로 옮긴 것은 입법부뿐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를 상대로 직접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종교계의 공동 대응이 정부와의 공식적인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날 언론설명회에서 본지는 이용희 교수에게 종교계 연대의 실질적인 효과와 국민대회 이후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운동이 일반 국민에게까지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민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와 소통을 시도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정부와의 대화가 쉽게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대회 당일 관련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민원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지만, 국민의 입장을 전달하고 소통을 요청하는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민 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여론조사 자료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대회 준비 과정에서 박한수 목사는 운동의 지속성과 참여자들의 자세를 강조했다.
박 목사는 실행위원회에 앞서 전한 메시지에서 개인의 이름이나 역할보다 공동의 사명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거나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역에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며, 거룩한방파제 운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대회는 종교계 인사들이 공동 의제를 중심으로 정부에 정책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점에서 기존 집회와 차별성을 갖는다.
다만 종교계 인사들의 참여가 얼마나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로 이어질지, 정부와의 공식적인 협의가 이뤄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오는 11월 13일 국민대회 이후 청와대에 전달할 공식 요구사항과 정부의 대응, 후속 대화 추진 여부가 이번 종교계 연대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