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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종교지원 논쟁, ‘누가 더 받나’ 넘어 법·집행·공공성으로
한기언협 제1회 종교정책 심포지엄…“종무실, 예산지원보다 정책조정 기능 강화해야”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8-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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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일 종교보조금 집행·정산까지 검증해야김재성 기독교 문화유산도 제도화 필요

특정 종교에 얼마나 많은 국가예산이 배정됐는지를 따지는 데서 벗어나, 종교 관련 재정을 어떤 기준으로 편성·집행·감사할 것인지 제도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역시 단순한 예산지원 기능보다는 종교 간 소통과 정책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노곤채 목사, 이하 한기언협)20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1회 종교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과 현행 종교지원정책의 문제점 및 대안을 논의했다.

첫 발제에 나선 김재성 바른기독교바른정치연구소장은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 지원에 대한 이해와 대응을 주제로, 종교별 지원액의 단순 비교만으로는 현행 정책의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2026년 종무실 관련 예산이 1,0436천만 원 규모이며 불교 관련 예산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기존 분석을 소개하면서도, 전통사찰 지원에는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국가유산 관련 법률 등 제도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 제9조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따라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포교활동 자체가 아니라 문화유산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면 단순히 정교분리 원칙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종교지원 문제를 종무실이라는 단일 행정조직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관련 법률을 바탕으로 국가유산청과 다른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종교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행정기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입법·사법과 지방자치단체까지 함께 봐야 한다며 종교정책의 법적·제도적 구조 전체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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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배분만큼 실제 집행도 살펴야

두 번째 발제자인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원장은 종교별 예산 배분뿐 아니라 실제 집행 과정에 주목했다.

장 원장은 한국 종교지원정책에 대한 문제점 및 정책 대안을 발표하면서 종교문화시설 관련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집행 과정에서 행정절차 지연, 설계 지연, 사업 포기 등의 문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장 발표에서는 “202418개 사업 가운데 13개 사업의 실집행률이 0%였다고 밝히며, 과거 사업의 집행실적과 관계없이 후속 예산이 다시 편성되는 구조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원장은 종교지원정책을 평가할 때 누가 더 많이 받았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편성된 국민의 세금이 실제 목적에 맞게 집행됐는지, 이월과 정산 및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무실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능 재정립을 제안했다.

장 원장은 종무실은 필요하다예산을 나눠주는 기능보다는 종교 간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문화시설 건립처럼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종교별 지원 논리보다는 문화유산·복지 등 해당 분야의 일반적인 공공정책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종무실은 종교 간 소통과 협력, 갈등 조정과 정책협의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 원장은 또 종교단체 역시 일반 민간보조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정산과 감사에서 동일한 책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선방안을 검토해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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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더 못 받았나보다 왜 제도화 못했나 물어야

이날 두 발제자는 한국교회의 정책적 자기점검도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재성 소장은 왜 불교는 많이 지원받는데 기독교는 그렇지 못한가라는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가 교육·의료·인권·독립운동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남긴 역사적 자산을 제대로 목록화하고 국가유산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지 못한 이유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헌일 원장 역시 법률가와 행정학자, 회계·예산 전문가, 문화사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상설 정책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근현대문화유산 문제도 개신교만의 이해관계로 접근하기보다 천주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와 함께 대한민국의 공공적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정찬수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법인사무총장)는 한교총이 역사학자들과 함께 100년 이상 된 교회의 자료를 조사·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역사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정부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고를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더 중요하다며 종교를 불문하고 국가보조금에 동일한 투명성과 책임성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언론이 질문하고 공론장 만들어야

이날 개회와 축사·격려사에서도 종교정책을 특정 종교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노곤채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느 한 종교의 이해관계를 주장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국가의 종교정책과 예산이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수립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종교 간 형평성과 투명성,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정찬수 목사는 종교정책의 범위를 저출생과 초고령사회, 다음세대, 종립학교, 종교법인, 돌봄과 복지, 기독교 문화유산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정책은 현장을 알아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으로 연결돼야 한다그 사이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을 공론화하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홍호수 목사(케일럽포럼 대표)는 기독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이 시대는 기독언론의 볼륨을 높여야 하는 시대라며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깨우고 교회에 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모데전서 612절의 선한 싸움을 언급하며 기독언론은 이 선한 싸움을 많이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도형 종무실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학계, 언론계, 종교계가 한자리에 모여 종무행정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이번 공론의 장은 보다 발전적인 종교정책을 수립하는 데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심포지엄에서 제시되는 제언과 건설적인 의견을 경청해 더욱 공정하고 신뢰받는 종무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성진 한국기독언론협회 지도목사는 격려사에서 종교와 국가의 관계를 단순한 예산 배분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국가의 지원은 어떤 공공적 가치와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종교는 국가와 어떤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독교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은 한국교회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온전히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공적 책임이라며 기독교 근현대문화유산 보존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논의는 종교별 지원액을 둘러싼 형평성 논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종교 관련 국가재정에도 공공성·투명성·성과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종무행정은 정책조정과 소통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각 종교의 역사문화유산을 어떻게 국민 공동의 자산으로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 과제로 확장됐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한국다문화희망협회 대표 장윤제 목사(청림교회)의 개회기도로 시작했고, 윤홍식 한기언협 부회장의 폐회기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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